일기장

감사한 마음.

하이히야 2023. 1. 18. 19:21

인연.

질기고 질긴 인연으로 우리 벌써 10년이 지났다.

내성적이고 말도 없고 표현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마음만은 이것저것 다 챙겨주고 싶어 하던 네가 생각난다. 가끔 가야 엔젤에서 만나 커피 마시며 수다를 떨고, 너는 집에 데려다주는 걸 즐긴다 하였는데 일찍이 차가 있어서였을지, 그게 네 마음표현의 최선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 ㅋㅋ 그래도 지금까지 아픈 손가락으로 잘 지내고 있는 거 보면, 뗄 수 없는 인연이기도 한가 보다.

서로가 좀 더 나은 사람이기 되길 바라는 건, 어쩌면 그 서로가 원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그릇이 못되어 자꾸만 바라는 게 많은 시간이었던 건 아닐까. 좀 더 나은 네가 되길, 좀 더 나은 내가 되길.

 

고마운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바라보면 참 고마운 친구다. 정~~~말 많이 챙겨주고 챙겨주고 챙겨주는 친구랄까. 어디 간다 그러면 같이 가주고, 데려다주고, 함께 해주는, 그게 딴 데서는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은 내가 편하고 좋은 거잖아. 누군가에게 이용당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하지 마라곤 해도, 편하고 고맙지 뭐.

까탈스럽지 않은 듯 까탈스러운 나의 비위를 맞춰가며 선물 고르느라 너무 고생했을 거 같다. 필요한 게 없냐는 물음에 냄비..? 라고 얘기했는데 ㅎㅎ 정말 냄비 말고는 살림들이 필요한게 없었으니까. 그래서 손수 만들어온 방향제가 너무 고마웠다. 향도 너무너무 취향에 맞았고. 이런 게 또 취향을 타니까 고민을 많이 했을 법도 했다. 실로 그렇다고도 하고. 병도 너무 예뻐가지구 ~~ 고마워. 너무 맘에 들어. 필요 없다고 2년마다 사줄꺼냐구 했는데 ㅎㅎ 내 집 생기면 그때 뭘 해도 해야지 지금은 내 집도 아닌데 무슨 ~ 싶은.

 

번외 향 이야기.

향수를 만들러 가야겠다. 취향도 별로 없고 까탈스럽지도 않다고 생각한 난데, 생각보다 까탈스럽고 향도 취향이 있다. 느끼한 향을 싫어하고 원래 달달한 향만 좋아했는데 그래서 같은 향수를 4개쯤 연달아 썼는데 그마저도 취향이 변하더라. 나는 향기를 색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런 달달한 향은 복숭아 빛나는 주황과 분홍에 가까운 색감이 연상된다. 근데 지금 변한 나의 색상은 조금 진한 초록색 느낌이 강하다. 진하고 짙은 초록색의 풀향과 숲향이 어우러지는 향기랄까. 근데 생각보다 우드냄새도 내 취향이 아니고, 그런 짙은 초록의 향기를 시중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바라는 게 많은 건가...

장미향도 별로 안 좋아하고, 예전에 좋았던 향기가 어느 순간 실증나버렸고,,  내 향을 찾고 싶다..

그 향을 맡았을 때 딱 떠오르는 그런 거 좋더라. 그사람을 떠올리는 무언가가 있는게 좋더라. 길을 가다가도 어라? 하고 돌아보게 되고 기억하게 되는 그런거 좋더라. 나도 그런 향을 입히고 싶다. 그래서 향수 만드는 곳을 가보고 싶다. 내가 만든 내향을 찾아서, 내가 좋아하고 나와 어울리는 향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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