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을 받았다.
나에게는 성인이 되어 알게 된 친구들이 꽤 많다. 생각보다 그 우정이 끈끈하고 질기고(?) 재밌는 친구들이다. 지금 내가 가지는 큰 모임들 중 하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 1명과 그녀로 인해 알게 된 두 친구로 된 모임, 또 하나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고 (그 모임멤버 중에서도 성인 돼서 알게 된 친구가 포함되어 있다.), 또 하난 저 두 팀이 짬뽕이 되어 등산 다니는 모임이 되어버린 친구, 그리고 고등학교 때 친구들 포함된 남사친 모임.
나에게 남사친은 중학교때 호기롭게 알게 된 나의 베프인 친구와, 그리고 저 아이들이다. 정말 다른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지만, 한 명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저 무리들은 그냥 마냥 즐거운 친구들이다. 아직도 청춘인 것처럼 모이기만 하면 웃기 바쁘고 즐겁기 바쁘다. 그렇게 15년쯤 알고 지낸 친구들이다 보니 정말 허물없이 지낸다. 그 친구 중 한 명이 12월에 결혼했다. 그렇게 20대에 결혼할 거라며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던 녀석들인데, 이제야 한 명 갔다. 왜지?
그리고 다담주에 한 명 또 간다. 이제 절반 정도 남은 건가.
청첩장을 주고받다.
청첩장을 건내주는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게 점점 더 느껴진다. 안 주면 서운하고, 주면 부담스럽고. 안 줬다고 서운해할까 봐 안 줄 수도 없는데, 부담 줄까 봐 섣불리 주겠다고도 못하겠는 이상한 종이다. 친한 사이일수록 청첩장은 사라지고 모바일이 더 편한 건 같다. 버리기도 애매하고, 간직하기엔 참 뭣한 그런 거니까. 너무 당연하단 듯 밥사며 청첩장을 준다. 그리고 축의금을 내고, 이후 참석해 줘서 고맙다는 연락까지. 너무 당연하게 여겨온 이 문화의 시간 속에 누구를 위한 일인가 생각이 든 일이 있었다.
결혼을 먼저 한 친한친구의 말이, 결혼식에 오냐 안 오냐로 인간관계가 정리되는 게 아니라 결혼식에 참석 후 연을 이어가냐 안 가냐로 정리된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나도 결혼식을 마지막으로 연락 안 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더러 있는 듯하다. 그렇네. 그러면서 본인은 청첩장 주며 밥 사는 일이 참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큰 무리가 있으면 한번 참석하고 말지만, 결혼은 준비하는 과정도 많은데 친한 친구들이 잘게 잘게 쪼개져 있다면 밥 사러 여러 번을 나가야 하고, 내 몫이 포함된 밥을 사야 하니 생각보다 더 힘든 과정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10명인 모임에 나포함 11명인 모임은 1인 5만 원이면 55만 원에 끝이지만, 3명씩 모임에 나포함 4명이면 3명 밥을 샀지만 20만 원, 9명 밥을 샀지만 60만 원이 드는 거다. 내 몫이 자꾸 들어가니까.... 그런 와중에 친구 한 명이 '신부는 다이어트한다고 힘들 텐데 무슨 밥을 사. 모바일로 주고 결혼식 끝나고 사' 라며 모바일 청첩장을 원했는데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그러면 결혼식 끝나고도 그 인연은 이어질 테고, 참석해 주어서 감사한 마음도 전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나도 누군가 결혼한다면 그렇게 예쁘게 거절하고 모바일로 달라고 해야지!! 하는 마음을 분명 먹었는데도 이번주 다음주 다 청첩장 받으러 나간다. 축하해주고 싶기도 하고 이야기가 듣고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보고 보고 싶기도 하고. 모든 게 겸사겸사다 보니 거절하지 못했다. 받는 것도 주는 것도 참 어렵다.
돈을 주고 받는다.
결혼식이 그 지역이 아닌 사람을 초대할 때는 차비를 준다. 참 그 또한 어려운 문화중 하나인데, 멀리서 오면 10 가까우면 5? 무슨 기준에서 줘야 하는 걸까. 얼마를 주어야 하는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 전달해야 하는 걸까... 축의금은 점점 5만 원짜리가 없어지고, 10만 원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가운데 친한 친구들은 30이냐 50이냐, 그러고 있는데 이놈들은 100 한다고 한다. 멋지다. 이래서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인가. 나도 마음은 100이지만 그럴 능력이 안되니 50이라도 해야지 하는 맘이니까.
어느 가십거리 이야기 중에 5만 원 주고 결혼식을 가는 게 맞는지 아닌지 등에 찬반 논란이 생긴 걸 본 적이 있다. 호텔 뷔페라 기본 8만 원은 하는데 축의금 5만 원 내면 가면 안 된다와, 그리도 참석해 준 걸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나는 참석해준걸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진다. 결혼식이 12시면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하고 집에서 최소 30분전에는 출발을 해야 한다. 이것도 가까웠을 때 경우다. 먼 결혼식은 1시간 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그럼 10시 반에 출발해야 하면, 여자들은 씻고 준비하는데 1시간 반은 잡아야 하니 9시부터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9시부터 그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축하고 밥 먹고 나면 사실 조금 허무할 때도 있다. 그러니 그 시간들도 감사하게 여겨줘야 하는 것이다.
옛날에 축의금이라는 건, 없이 사는 형편에 십시일반 모아서 두 사람의 살림에 보템이 되라고 모아주는 돈 개념이다. 그게 지금의 축의금으로 변해왔는데 지금은 그 돈의 액수로 친한 여부를 따지고 있다. 돈이 란 건 참 어려운 문제다. 다 생략하는 그런 문화가 생겨야 할 텐데 말이지.